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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명예훼손

악성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해도 응하지 않는 경우

사이트 관리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제야 반영돼

URL복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당한 사람은 사이트 관리자에게 그 정보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사이트 관리자는 “지체없이” 삭제나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체없이”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대형 포털 사이트의 경우 권리침해신고 절차를 상세하게 마련해 놓고 있다.
그래서 권리침해신고 페이지에 신고를 하면 보통 신고 당일에 임시조치가 된다.


그러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하여 개인이 운영하는 수많은 사이트 관리자들은 권리침해신고라는 제도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가 매우 많은 사이트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사이트에는 권리침해신고 메뉴가 없어서 관리자 이메일을 통해 신고를 받는데, 권리침해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공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는 게시판 하나를 신고 전용으로 지정하여 그곳에 신고 내용을 올리라고 하기도 한다.


이 경우 처리는 원활하게 이루어질까.


회원이 수만 명에 달하는 사이트도 사실상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권리침해신고까지 신경쓰기 어렵다.
그래서 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 접수가 됐다 하더라도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대형 포털 사이트의 경우처럼 당일 처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개인이 관리하는 사이트의 경우 30일 이내에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모르기도 하여,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면 곧바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한다.
이는 피해자에게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사이트 관리자가 고의적으로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단 접수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권리침해신고 메일이 오거나 게시판에 권리침해 게시물 삭제 요청 글이 올라오면 아예 읽어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메일 수신확인을 해 봐도 계속 읽지 않았다고 나오고, 게시판에 올린 글의 조회수는 0에서 변하지 않는다.
사이트에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어서 연락해 보면, 못 봤다고 한다.
게시판에 올린 글은 지금이라도 확인해 달라고 할 수 있지만, 메일은 안 왔다고 하면 다시 보내는 수밖에 없다. 또 안 왔다고 해도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음으로는, 메일이나 게시판 글을 확인했지만 조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이트 관리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경우인데,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적반하장 격으로 신고자에게 협박성 답장을 보내기도 한다.
계속 신고하면 신고자의 ID를 차단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하고, 이렇게 신고하고 있을 시간에 잠이나 자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그냥 쌍욕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이트 관리자가 고의적으로 권리침해신고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정보통신망법에 처벌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지난 11월 9일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권리침해신고를 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청인의 요청에 따라 삭제․임시조치 등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하여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의 인격권 침해 및 정신적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개정안에 의해서도 “지체없이”가 구체적으로 며칠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접수 자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활한 관리자의 경우를 상정하지 않는다면, 권리침해신고를 받고도 고의로 처리를 미루는 경우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바쁘다거나, 귀찮다거나, 사이트 관리자가 판단할 때 권리침해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는 등의 사유는 피해자가 당하는 고통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저작권 침해나 초상권 침해 게시물은 사유가 명확해서인지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임시조치가 아니라 곧바로 삭제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음란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명예훼손 게시물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임시조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임시조치 기간 30일 후에 그 게시물이 복원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문이나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 올 때까지 계속 공개돼 있다.
그러므로 최소한 30일 임시조치라도 즉각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비대면 시대가 지속되면서 권리침해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피해자의 권익 보호와 피해 구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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