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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명예훼손

악플이 난무하는 게시판의 운영을 중단한다면

양기대 의원, 악성 댓글이 게재된 게시판의 운영 제한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대표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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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에서 뉴스의 댓글창을 없애고 있다.
정치 뉴스의 댓글창을 별도로 위치시키고 낱개로만 볼 수 있게 하더니, 연예 뉴스와 스포츠 뉴스의 댓글창을 없앴다.


악성 댓글(악플)이 게시된 경우 피해자는 악플을 일일이 검색하고 찾아다니며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 요청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러나 악플러는 복사해서 붙여넣기로 몇 초 만에 악플을 생성해 낼 수 있다. 동일한 악플을 연속으로 게시하며 도배할 수도 있다.
여러 포털 사이트에 보도된 유사한 내용의 뉴스에 전부 악플로 도배한다 하더라도 몇 분 걸리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악플을 하나하나 검색하고 있는 피해자의 심정은 어떨까.
실제로 이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지인이나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별다른 이유 없이 나를 공격하는 악플을 보면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악플이 게재된 게시판의 운영 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5일, 댓글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받은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 사실을 소명하여 해당 댓글이 게재된 게시판의 운영 제한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악플이 한 번 게시되기 시작하면 독버섯처럼 번져 나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악플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은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악플이 게재된 게시판의 운영을 3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중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의로 이 조치를 할 수 있게 했다.
현재의 게시물 임시조치제도와 매우 유사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가 시행된다면 현재의 임시조치와 유사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악플 게시판 운영 제한 요청이 접수되면 포털 사이트에서는 심리적인 중대한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일괄적으로 30일 동안 게시판의 운영을 제한할 것이다.
그 사이 악플러가 게시판 복원을 신청하면 30일 후에 해당 게시판을 복원시켜 줄 것이다.
그러면 원래의 악플은 다시 공개적으로 게시되고, 이를 완전히 삭제하려면 개별 악플에 대해 하나하나 권리침해신고를 하여 게시물 임시조치제도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악플이 많이 달렸다고 해서 그 게시판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조치를 쉽게 해 줄 것 같지는 않다.
특정 이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악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때 잠시 게시판을 닫아 놓음으로써 소강상태를 유도하려는 정도의, 말 그대로 임시조치에 불과한 수준이 아닐까 예상된다.


한편, 현행 정보통신망법에도 임의의 임시조치가 규정돼 있다.
같은 법 제44조의3 제1항에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권리침해신고가 없었는데 포털 사이트에서 먼저 나서서 임의의 임시조치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악플러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거나 또는 과도한 조치라며 불만을 제기할 경우에 대비하여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근거자료를 갖춰놓으려는 대비책일 수 있으니, 그 입장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양기대 의원의 개정안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악플이 게재된 게시판에 대해 임의로 운영 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이는 그리 활발하게 활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게시판에는 악플뿐만 아니라 선플도 있을 것이고(선플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 피해자의 요청이 없었는데 먼저 나서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을 수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악플이 게재된 게시판의 운영 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제안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이 개정안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악플 쓰지 말라고 아무리 경고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현실에서 악플이 게시되는 공간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보다 강력한 조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30일 동안만 게시판을 없앤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하지만 악플은 한 번 게시되면 삭제되기 전까지 계속 인터넷에 남아 피해자를 괴롭히므로, 악플러의 주장에 따른 게시판 복원보다 피해구제조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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